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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건성
진성호가 도망친 이후, 다시 제주도에서 돌아오면서 찾아간 건 건우였다. 여전히 어떠한 관계성으로 맺힌 게 건우뿐이라. 분명히 바닥이 바로 근처에 있음에도 줄에 계속 매달려 있던 이는 쉬이 바닥을 딛지 못했다. 일부러 소란을 일으켜보기도 하고, 술에 취해 돌아와 보기도 하고, 사고를 치기도 하면서. 아버지라는 말을 꺼낸 건 우연이었다. 그 당시에도 농담으로 내가 결혼을 해서 가정을 가졌다면 너만 한 자식이 있었을 것이라 했으니까. 50대와 20대를 바깥에서 바라보는 시선에 대답하기엔 아주 적절했고. 그저 아버지와 아들 관계였을 뿐이다. 이 바닥이 깨지지 않는다는 게 건우의 태도로 증명되고 서서히 줄을 놓고 선 순간에 가족 이상의 감정이 있었다고 깨달았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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