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바하] 자립 선언
모르포
25-09-03 16:39
1
- 아직 리맨물을 먹을 수 있었던 시절의 어쩌고
- 그래도 회사생활은 모르니까 대충 보기
- 지금 보니까 진짜 내 자캐지만 와 진짜 와;
루바하는 큰 고민에 빠졌다. 오늘은 면접 이후 처음 출근날, 그러니까 헤레이스를 이 회사에서 처음 만난 이후로 다시 발걸음을 한 날이다. 아침에 같이 가자는 헤레이스를 두고 먼저 갈게! 하며 뛰어왔으나 정작 들어가지 못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정말 신입의 몸으로 이사실에 들어가도 되는 걸까? 저번에 들었던 배신감과 더해 억울함이 더해져 회사의 문 근처에서 고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거기, 들어갈 거면 빨리 들어가고. 아니면 정신 사나우니까 비키세요."
"아, 그게, 그, 그러니까, 아니, 죄송합니다!"
결국 경비원의 말에 울음을 삼키고 회사 안으로 들어왔지만 역시 면접을 보러 왔을 때와 같이 엄청난 규모에 입만 떡하니 벌어졌다. 그래, 이런 곳에서 어떻게 당당하게 이사실로 들어가겠어. 헤레이스도 그건 장난이었겠지,라는 생각의 이어짐에 루바하는 당당히 로비의 안내데스크 쪽으로 몸을 옮겼다.
"저기."
"무슨 일이신가요?"
"이번 공채 nn기에 합격한 루바하 티아라고 하는데, 정말 그, 이상한 말일 수도 있겠지만... 제 부서 좀 알려주시겠어요?"
"네? 그... 일하시는 부서를 모르세요?"
"모르는 건 아닌데, 그러니까, 으, 하, 한 번만 알아봐 주세요!"
이상하다는 듯이 루바하를 바라보는 직원의 시선을 무시한 채 발을 동동 구르며 답이 나오기만을 기다릴 때, 뒤에서 느껴지는 이유 모를 한기를 피하지도 못한 채 루바하는 누군가에게 어깨를 붙잡혔다. 히익! 하는 숨소리가 새어 나오고 익숙한 손길에 제발 아니기를 기도하며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상냥하게 웃고 있는 헤레이스가 서 있었다.
"헤, 헤레-"
"아, 이거 실례했네. 내 비서가 첫날부터 출근할 곳도 모르다니 그것 참, 놀림거리가 되겠어."
"일, 일찍 왔네, 그러니까... 내가..."
쉿. 루바하의 귓가에 속삭이는 헤레이스의 목소리에 루바하는 입을 꾹 다물었고 앞의 안내원에게 인사하며 다른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노란색 띠가 붙여진 게이트로 들어갔다. 그제야 헤레이스는 루바하의 목에 사원증을 걸어주었고 그 사원증에는 루바하의 사진과 함께 일해야 하는 곳이 적혀 있었다. 이게 아닌데! 이런 게 아니었는데! 하면서 불만스럽게 게이트 너머의 엘리베이터에 올라타자 루바하의 입보다 헤레이스의 입이 먼저 열렸다.
"그때 설득이 된 줄 알았는데, 아녔나 봐. 루."
"그으렇지만... 그, 그게 있잖아! 당신이 이런 신입을 비서로 해놓으면 평판이 떨어질까 봐!"
"응? 누가 그렇게도 내 평판을 걱정해주던가, 꼭 한번 만나봐야겠는걸."
"아니아니아니!!! 그게 아니라!"
루바하는 금방 울상이 됐다. 이게 아니었는데, 정말 이사의 비서가 되었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았다. 자립하고, 헤레이스에게 자랑을 할 생각이었는데. 옆에 있는 헤레이스는 어쩐지 기분이 좋아 보였다. 그 뒤로 자연스럽게 일을 배우고 손님이 왔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간단한 업무 내용을 배웠다. 그래봤자 일반적인 일과는 달랐고 복잡한 일도 아녀서 루바하는 불만이 많았지만, 결정적으로 그날 헤레이스와 루바하가 한 내기가 불만을 뱉어내는 입을 다물게 했다.
"그럼 루, 복도에서 날 마주쳤을 때 이사님이라고 하면서 인사할 수 있겠나?"
"그, 그럼! 못할 게 어디 있어!"
"오늘 하루 동안 날 보고 이사님이라고 착실하게 부른다면 내일 일반 부서로 보내주지."
"진짜지!? 꼭 지켜야 해, ㅎ, 아니 이사님!"
"존댓말도."
루바하의 행복한 표정이 마음에 들지 않은 헤레이스였지만, 이대로라면 종일, 어쩌면 일주일 내내 울상을 지을 루바하였기에 미리 사고를 치기 전에 차단을 해놓는 게 마음이 편했다. 게다가 이 내기는 절대 성공하지 못할 일이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존댓말을 어색해하고 중반에는 당당하게 존댓말을 사용했지만, 결국 세시간도 안 되어 루바하의 입에서 헤레이스, 라는 말이 나와버렸다. 울상을 짓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지만 어쩌겠나, 얌전히 어리광이라도 부리면 좋을 텐데.
그 뒤로 루바하는 헤레이스와 함께 출근하고 퇴근했으며 가끔 일이 여유 있을 때는 침대가 되는 소파에서 뒹굴고 루바하가 녹초가 된 채 퇴근까지 잠들거나의 평범한 일상이 지속했다. 아 참, 샤워실이 조금 넓어지고 전신 거울이 추가됐다는 것도 중요했다. 그러다가, 사건이 터지기 일주일 전.
"출장?"
"출장까지는 아니어도 당분간 바쁠 것 같은데... 집에서 기다리겠나? 아니면..."
"집에 있으면 달라지는 게 없는 걸, 나, 일하고 있을게! 응? 나 이제 잘할 수 있으니까!"
루바하는 이때다 싶어서 헤레이스에게 일을 하겠다고 눈을 반짝였고 바쁜 헤레이스에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다른 비서들을 통해서 아주, 아주 간단한 일을 하게 됐고 그 일은 당연하게 일반 부서의 책상을 하나 빌려 진행됐다. 루바하의 친화력 덕분에 낙하산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기 보다는 어느새 그 부서 사람들과 친해져서 점심을 같이 먹으러 가거나 소소한 일상 이야기를 나누는 정도였다. 그중에서 루바하에게 정말 여러모로 도움을 주고 친하게 지낸 직원이 하나 있었는데, 이 직원이 문제였다. 헤레이스가 바쁜 일이 마무리되기 하루 전날, 루바하는 그 직원와 점심을 같이 먹고 탕비실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떠드는 중이었다.
"그럼 이사님하고는 어떤 사이인 거에요?"
"어?"
루바하는 아주 당황했다. 물론 사귀는 사이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여기서 그런 걸 밝혀도 괜찮나? 헤레이스한테 방해가 되지 않을까? 쓸데없는 생각으로 그게 얼굴에 다 티가 날 정도로 허둥지둥거리며 대신할 답을 떠올리고 있자 직원이 먼저 입을 열었다.
"사귀는 사이는 아니죠? 그게, 다들 사귀는 사이라고 하던데 아무래도 이사님하고는...."
"헤레이스랑 나랑 안 어울려요!?"
"네? 아니, 저기, 그게 아니라,"
루바하가 금방 울상이 되어 소리를 지르고 눈가가 붉어지며 결국 그 끝에서 눈물이 떨어지자 직원은 당황한 듯이 루바하를 바라보면서 달래려고 해볼 때, 탕비실의 문이 열렸다. 루바하의 울음소리는 점점 커지는 중이었고, 자연스럽게 직원의 시선은 열린 문 쪽으로 향했다.
"이런, 루. 어디 갔나 했더니 여기서 울고 있으면 어떡하나."
"헤레, 히끅, 흑, 헤레이스으...!"
익숙한 목소리에 루바하는 바로 헤레이스에게 달려가 안겼고 직원은 헤레이스의 눈치에 바로 탕비실을 나가 도망쳤다. 한참이고 안에서 서럽게 울던 루바하는 헤레이스의 달램에 눈물을 멈췄고 화장실에서 얼굴을 씻고 다시 이사실로 돌아왔다. 소파에 앉아 비에 젖은 고양이처럼 축 처져 있는 루바하를 지켜보던 헤레이스는 진정하기를 잠깐 기다려주다가 입을 열었다.
"그래서 아까 그 직원이 자네에게 어떤 짓을 한 거지?"
"아, 아무것도... 아무것도 안 했어..."
"루."
턱이 잡혀 시선이 마주하자 루바하는 멈칫, 살짝 겁을 먹었는지 눈을 데구르르 굴려 고민했다. 결국, 그 입을 천천히 열어버렸지만. '그 사람이 나랑 헤레이스가 안 어울린다고 했어.' 물론 루바하가 그렇게 뒷말을 상상한 것이긴 했지만, 직원이 결국 할 말도 그런 것에 가까웠을 테다. 헤레이스는 생각 정리가 안 되는지 가만히 루바하를 내려다보다가 그대로 소파의 잠금을 풀어 침대로 만들었다.
"헤레이스...?"
"남의 이야기는 중요하지 않아. 아니면, 자네도 그렇게 생각하나?"
"그럴 리가 없잖아! 그냥, 그저, 그러니까..."
"마침 일도 끝났고, 이사실에 들어올 사람도 없으니 느긋하게 즐겨도 되겠어."
고민하던 루바하도 다른 때와는 달리 쉽게 뒤로 넘어갔고 처음 이곳에 누웠을 때와 달리 옷이 찢기거나 뜯기는 일은 없었다. 방음이 되었다는 것을 루바하는 이제 알고, 뒤처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입을 맞추고 루바하가 먼저 헤레이스의 목에 팔을 두르면 그게 시작이었다.
"힉, 아..."
후배위로 두 번, 마주 보고 한 번쯤 했을까, 루바하가 더이상 안을 쑤셔 올리는 행동을 참지 못하고 결국 일어나서 스스로 흔들기 시작했다. 확실히 젊은 체력이니 금방 바닥을 보이진 않지만 깊게 결장 너머를 박아내는 것에는 항복을 외쳤다. 힘이 빠진 몸이 천천히 움직였고 잔뜩 해서 풀린 내벽이 성기에 다닥다닥 달라붙었다가 빠져나오면서 늘어지듯 떨어지는 것의 반복. 루바하의 몸은 거의 헤레이스에게 매달렸다고 보면 좋았고 헤레이스는 느긋하게 루바하의 열띤 얼굴을 구경했다.
"으응... 힛, 하.... 흐윽...!"
"그러고 보니."
"흐으, 응, 왜애?"
루바하가 사정감을 억누르고 뿌리까지 삼키며 주저앉고서는 대답했다. 그 이후에는 힘이 부족한지 바로 목에 얼굴을 묻었고 입술을 부비며 고양이가 냄새를 묻히듯 천천히 움직였다.
"이사실이 아닌 다른 곳에서 일한 경험은 어땠나."
"사람, 하으, 들이랑 지내느라.. 좋았, 지. 응, 나아, 보내주게?"
"아직도 포기 못 했나?"
"그렇지만, 이런 쪽이라도 당신에게서 자립하려고 회사에 지원했던 거였단 말이야."
"충분히 이 정도도 나한테서 자립했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지..."
흥, 루바하의 바람 빠진 소리가 들리자 헤레이스는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품에 안긴 제 애인을 내려봤고, 루바하는 볼을 부풀린 채 있다가 결국 한숨을 뱉으면서 고개를 들었다. 자기를 옆에 두고 싶다고, 귀여워서 누가 훔쳐갈까 겁난다고 말해주면 조금 더 좋을텐데! 저번보다 더 무서운 표정이 나오기 전에 바로 양볼을 붙잡고 입을 맞췄다.
"히, 당신은 너무 걱정이 많아서 문제라니까."
"루,"
"그러니까... 아직은 헤레이스 옆에 있을게, 그러니까 그만 이야기하고, 응?"
보채듯 헤레이스의 성기를 넣고 있던 내벽에 힘을 실어 조여 물고 눈웃음을 지으면서 바라봤다. 어쩔 수 없지, 자립은 조금 나중에 하지 뭐. 아직 시간도 많은데. 루바하는 결국 이렇게 결론을 내렸고 헤레이스도 그 뜻에 동의하는 건지 바로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루바하의 몸을 천천히 소파 위로 눕혔다.
"집에 가기 싫다는 말을 이렇게 돌려 말할 줄은 몰랐는데."
"응? 아니, 아니!! 집에는, 힉-"
결국 그렇게 작은 사건은 막을 내렸고 둘의 퇴근 시간은 매우 늦어졌으며 루바하가 다시 헤레이스에게 자립을 한다고 불만을 뱉는 일은 사라졌다고 한다.
- 그래도 회사생활은 모르니까 대충 보기
- 지금 보니까 진짜 내 자캐지만 와 진짜 와;
루바하는 큰 고민에 빠졌다. 오늘은 면접 이후 처음 출근날, 그러니까 헤레이스를 이 회사에서 처음 만난 이후로 다시 발걸음을 한 날이다. 아침에 같이 가자는 헤레이스를 두고 먼저 갈게! 하며 뛰어왔으나 정작 들어가지 못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정말 신입의 몸으로 이사실에 들어가도 되는 걸까? 저번에 들었던 배신감과 더해 억울함이 더해져 회사의 문 근처에서 고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거기, 들어갈 거면 빨리 들어가고. 아니면 정신 사나우니까 비키세요."
"아, 그게, 그, 그러니까, 아니, 죄송합니다!"
결국 경비원의 말에 울음을 삼키고 회사 안으로 들어왔지만 역시 면접을 보러 왔을 때와 같이 엄청난 규모에 입만 떡하니 벌어졌다. 그래, 이런 곳에서 어떻게 당당하게 이사실로 들어가겠어. 헤레이스도 그건 장난이었겠지,라는 생각의 이어짐에 루바하는 당당히 로비의 안내데스크 쪽으로 몸을 옮겼다.
"저기."
"무슨 일이신가요?"
"이번 공채 nn기에 합격한 루바하 티아라고 하는데, 정말 그, 이상한 말일 수도 있겠지만... 제 부서 좀 알려주시겠어요?"
"네? 그... 일하시는 부서를 모르세요?"
"모르는 건 아닌데, 그러니까, 으, 하, 한 번만 알아봐 주세요!"
이상하다는 듯이 루바하를 바라보는 직원의 시선을 무시한 채 발을 동동 구르며 답이 나오기만을 기다릴 때, 뒤에서 느껴지는 이유 모를 한기를 피하지도 못한 채 루바하는 누군가에게 어깨를 붙잡혔다. 히익! 하는 숨소리가 새어 나오고 익숙한 손길에 제발 아니기를 기도하며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상냥하게 웃고 있는 헤레이스가 서 있었다.
"헤, 헤레-"
"아, 이거 실례했네. 내 비서가 첫날부터 출근할 곳도 모르다니 그것 참, 놀림거리가 되겠어."
"일, 일찍 왔네, 그러니까... 내가..."
쉿. 루바하의 귓가에 속삭이는 헤레이스의 목소리에 루바하는 입을 꾹 다물었고 앞의 안내원에게 인사하며 다른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노란색 띠가 붙여진 게이트로 들어갔다. 그제야 헤레이스는 루바하의 목에 사원증을 걸어주었고 그 사원증에는 루바하의 사진과 함께 일해야 하는 곳이 적혀 있었다. 이게 아닌데! 이런 게 아니었는데! 하면서 불만스럽게 게이트 너머의 엘리베이터에 올라타자 루바하의 입보다 헤레이스의 입이 먼저 열렸다.
"그때 설득이 된 줄 알았는데, 아녔나 봐. 루."
"그으렇지만... 그, 그게 있잖아! 당신이 이런 신입을 비서로 해놓으면 평판이 떨어질까 봐!"
"응? 누가 그렇게도 내 평판을 걱정해주던가, 꼭 한번 만나봐야겠는걸."
"아니아니아니!!! 그게 아니라!"
루바하는 금방 울상이 됐다. 이게 아니었는데, 정말 이사의 비서가 되었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았다. 자립하고, 헤레이스에게 자랑을 할 생각이었는데. 옆에 있는 헤레이스는 어쩐지 기분이 좋아 보였다. 그 뒤로 자연스럽게 일을 배우고 손님이 왔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간단한 업무 내용을 배웠다. 그래봤자 일반적인 일과는 달랐고 복잡한 일도 아녀서 루바하는 불만이 많았지만, 결정적으로 그날 헤레이스와 루바하가 한 내기가 불만을 뱉어내는 입을 다물게 했다.
"그럼 루, 복도에서 날 마주쳤을 때 이사님이라고 하면서 인사할 수 있겠나?"
"그, 그럼! 못할 게 어디 있어!"
"오늘 하루 동안 날 보고 이사님이라고 착실하게 부른다면 내일 일반 부서로 보내주지."
"진짜지!? 꼭 지켜야 해, ㅎ, 아니 이사님!"
"존댓말도."
루바하의 행복한 표정이 마음에 들지 않은 헤레이스였지만, 이대로라면 종일, 어쩌면 일주일 내내 울상을 지을 루바하였기에 미리 사고를 치기 전에 차단을 해놓는 게 마음이 편했다. 게다가 이 내기는 절대 성공하지 못할 일이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존댓말을 어색해하고 중반에는 당당하게 존댓말을 사용했지만, 결국 세시간도 안 되어 루바하의 입에서 헤레이스, 라는 말이 나와버렸다. 울상을 짓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지만 어쩌겠나, 얌전히 어리광이라도 부리면 좋을 텐데.
그 뒤로 루바하는 헤레이스와 함께 출근하고 퇴근했으며 가끔 일이 여유 있을 때는 침대가 되는 소파에서 뒹굴고 루바하가 녹초가 된 채 퇴근까지 잠들거나의 평범한 일상이 지속했다. 아 참, 샤워실이 조금 넓어지고 전신 거울이 추가됐다는 것도 중요했다. 그러다가, 사건이 터지기 일주일 전.
"출장?"
"출장까지는 아니어도 당분간 바쁠 것 같은데... 집에서 기다리겠나? 아니면..."
"집에 있으면 달라지는 게 없는 걸, 나, 일하고 있을게! 응? 나 이제 잘할 수 있으니까!"
루바하는 이때다 싶어서 헤레이스에게 일을 하겠다고 눈을 반짝였고 바쁜 헤레이스에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다른 비서들을 통해서 아주, 아주 간단한 일을 하게 됐고 그 일은 당연하게 일반 부서의 책상을 하나 빌려 진행됐다. 루바하의 친화력 덕분에 낙하산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기 보다는 어느새 그 부서 사람들과 친해져서 점심을 같이 먹으러 가거나 소소한 일상 이야기를 나누는 정도였다. 그중에서 루바하에게 정말 여러모로 도움을 주고 친하게 지낸 직원이 하나 있었는데, 이 직원이 문제였다. 헤레이스가 바쁜 일이 마무리되기 하루 전날, 루바하는 그 직원와 점심을 같이 먹고 탕비실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떠드는 중이었다.
"그럼 이사님하고는 어떤 사이인 거에요?"
"어?"
루바하는 아주 당황했다. 물론 사귀는 사이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여기서 그런 걸 밝혀도 괜찮나? 헤레이스한테 방해가 되지 않을까? 쓸데없는 생각으로 그게 얼굴에 다 티가 날 정도로 허둥지둥거리며 대신할 답을 떠올리고 있자 직원이 먼저 입을 열었다.
"사귀는 사이는 아니죠? 그게, 다들 사귀는 사이라고 하던데 아무래도 이사님하고는...."
"헤레이스랑 나랑 안 어울려요!?"
"네? 아니, 저기, 그게 아니라,"
루바하가 금방 울상이 되어 소리를 지르고 눈가가 붉어지며 결국 그 끝에서 눈물이 떨어지자 직원은 당황한 듯이 루바하를 바라보면서 달래려고 해볼 때, 탕비실의 문이 열렸다. 루바하의 울음소리는 점점 커지는 중이었고, 자연스럽게 직원의 시선은 열린 문 쪽으로 향했다.
"이런, 루. 어디 갔나 했더니 여기서 울고 있으면 어떡하나."
"헤레, 히끅, 흑, 헤레이스으...!"
익숙한 목소리에 루바하는 바로 헤레이스에게 달려가 안겼고 직원은 헤레이스의 눈치에 바로 탕비실을 나가 도망쳤다. 한참이고 안에서 서럽게 울던 루바하는 헤레이스의 달램에 눈물을 멈췄고 화장실에서 얼굴을 씻고 다시 이사실로 돌아왔다. 소파에 앉아 비에 젖은 고양이처럼 축 처져 있는 루바하를 지켜보던 헤레이스는 진정하기를 잠깐 기다려주다가 입을 열었다.
"그래서 아까 그 직원이 자네에게 어떤 짓을 한 거지?"
"아, 아무것도... 아무것도 안 했어..."
"루."
턱이 잡혀 시선이 마주하자 루바하는 멈칫, 살짝 겁을 먹었는지 눈을 데구르르 굴려 고민했다. 결국, 그 입을 천천히 열어버렸지만. '그 사람이 나랑 헤레이스가 안 어울린다고 했어.' 물론 루바하가 그렇게 뒷말을 상상한 것이긴 했지만, 직원이 결국 할 말도 그런 것에 가까웠을 테다. 헤레이스는 생각 정리가 안 되는지 가만히 루바하를 내려다보다가 그대로 소파의 잠금을 풀어 침대로 만들었다.
"헤레이스...?"
"남의 이야기는 중요하지 않아. 아니면, 자네도 그렇게 생각하나?"
"그럴 리가 없잖아! 그냥, 그저, 그러니까..."
"마침 일도 끝났고, 이사실에 들어올 사람도 없으니 느긋하게 즐겨도 되겠어."
고민하던 루바하도 다른 때와는 달리 쉽게 뒤로 넘어갔고 처음 이곳에 누웠을 때와 달리 옷이 찢기거나 뜯기는 일은 없었다. 방음이 되었다는 것을 루바하는 이제 알고, 뒤처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입을 맞추고 루바하가 먼저 헤레이스의 목에 팔을 두르면 그게 시작이었다.
"힉, 아..."
후배위로 두 번, 마주 보고 한 번쯤 했을까, 루바하가 더이상 안을 쑤셔 올리는 행동을 참지 못하고 결국 일어나서 스스로 흔들기 시작했다. 확실히 젊은 체력이니 금방 바닥을 보이진 않지만 깊게 결장 너머를 박아내는 것에는 항복을 외쳤다. 힘이 빠진 몸이 천천히 움직였고 잔뜩 해서 풀린 내벽이 성기에 다닥다닥 달라붙었다가 빠져나오면서 늘어지듯 떨어지는 것의 반복. 루바하의 몸은 거의 헤레이스에게 매달렸다고 보면 좋았고 헤레이스는 느긋하게 루바하의 열띤 얼굴을 구경했다.
"으응... 힛, 하.... 흐윽...!"
"그러고 보니."
"흐으, 응, 왜애?"
루바하가 사정감을 억누르고 뿌리까지 삼키며 주저앉고서는 대답했다. 그 이후에는 힘이 부족한지 바로 목에 얼굴을 묻었고 입술을 부비며 고양이가 냄새를 묻히듯 천천히 움직였다.
"이사실이 아닌 다른 곳에서 일한 경험은 어땠나."
"사람, 하으, 들이랑 지내느라.. 좋았, 지. 응, 나아, 보내주게?"
"아직도 포기 못 했나?"
"그렇지만, 이런 쪽이라도 당신에게서 자립하려고 회사에 지원했던 거였단 말이야."
"충분히 이 정도도 나한테서 자립했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지..."
흥, 루바하의 바람 빠진 소리가 들리자 헤레이스는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품에 안긴 제 애인을 내려봤고, 루바하는 볼을 부풀린 채 있다가 결국 한숨을 뱉으면서 고개를 들었다. 자기를 옆에 두고 싶다고, 귀여워서 누가 훔쳐갈까 겁난다고 말해주면 조금 더 좋을텐데! 저번보다 더 무서운 표정이 나오기 전에 바로 양볼을 붙잡고 입을 맞췄다.
"히, 당신은 너무 걱정이 많아서 문제라니까."
"루,"
"그러니까... 아직은 헤레이스 옆에 있을게, 그러니까 그만 이야기하고, 응?"
보채듯 헤레이스의 성기를 넣고 있던 내벽에 힘을 실어 조여 물고 눈웃음을 지으면서 바라봤다. 어쩔 수 없지, 자립은 조금 나중에 하지 뭐. 아직 시간도 많은데. 루바하는 결국 이렇게 결론을 내렸고 헤레이스도 그 뜻에 동의하는 건지 바로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루바하의 몸을 천천히 소파 위로 눕혔다.
"집에 가기 싫다는 말을 이렇게 돌려 말할 줄은 몰랐는데."
"응? 아니, 아니!! 집에는, 힉-"
결국 그렇게 작은 사건은 막을 내렸고 둘의 퇴근 시간은 매우 늦어졌으며 루바하가 다시 헤레이스에게 자립을 한다고 불만을 뱉는 일은 사라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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