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 하늘 (커뮤)
모르포
25-09-03 16:58
1
눈앞이 흐려지고, 흐려지고, 흐려졌다. 방금 무언가에서 도망쳤던 것 같은데 오색빛이 눈앞에 펼쳐지더니 유니콘이 투기장 바닥을 뛰어다녔다. 말 능력을 갖춘 놈도 있었나? 아주 잠깐, 그렇게 생각하고 나면 그것은 고개를 돌려 바닥에 주저앉은 저를 향해 달려와 머리를 박았다. 비명을 내지르면서 귀를 막고 눈을 감았지만, 아무런 타격은 없었고 곧 이것이 약물의 효과라는 것을 알게 됐다. 아, 약물의 효과가 맞나? 내가 미친 게 아니고? 아,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나는 미치지 않았어.
약물의 효과도 참 지독하지, 부활해서 얻는 광기도 거지 같은데. 약물을 굳이 뽑게 해서 그걸 서로 나눠 먹게 한다니. 참 웃긴 구경거리라고 생각했다. 나 같아도 저 밖에 있었으면 즐거웠을 거야. 나도 미쳤으면 즐거웠을 테지. 남에게 먹이고 그게 미친 듯이 날뛰는 모습을 본다니. 다른 코미디 프로그램이 필요 없지. 이능력자가 발현되기 전의 문학들은 우리를, 특별 시민을 영웅처럼 묘사를 하던데 왜, 나는 여기서 비명을 지르고 있지?
유니콘은 쉼 없이 반복해서 자신을 지나쳤다. 그때마다 울면서 비명을 질렀으니까 꽤 좋은 구경거리겠지. 게다가 여기는 개인실도 아니니까 저 위에 있는 미친놈들은 나를 보고 비웃을 거야. 움직이자, 적어도 숲으로 가자. 그곳은 나무로 시선이 가려지니까. 몸을 일으켜 움직여 한 발자국을 디뎠다. 그러자 그럼 또, 바닥은 공중으로 변했다. 나, 능력을 쓰고 있었나? 밖에 있었나? 밖, 밖에 나왔나? 투기장에서 벗어난 거야? 미친 듯이 웃으면서 바닥을 짚고 엎드렸다. 구름만이 가득하던 바닥의 끝과 끝에 웅성거리는 사람들이 보였다. 아.
아니야, 아니, 아니야, 이미 지나간 일이 왜 반복되어 보이는 거지? 나는 또 나와서? 눈을 질끈 감고 다시 떠도 보이는 광경은 똑같았다. 이건 환각이야, 환각이니까, 약물의 효과니까! 죽이지 않았어, 저게 먼저 나를 죽이려고 했다고! 나를 헤치려고 했어! 그래서 나는 눈을 감았을 뿐이라고! 벌벌 떨면서 머리를 짚었다. 눈이 따갑고 아파지는 것이 그때와는 다르다는 것을 증명했으니까. 그렇지? 지금까지 꾼 것들은 그냥 지독한 악몽이었을 뿐이야. 내가 미친 새끼들의 구경거리가 되어서 누군가를 죽이고 방송을 한 게 꿈이잖아?
허겁지겁 땅을 박차고 일어나 도망쳤다. 투기장이 아니니까 숲으로 가면 안 되지, 우리 집으로 돌아갈까? 머리를 재빠르게 움직이다가 유니콘이 재차 자신을 공격하려고 한 탓에 무작정 미친 듯이 발걸음을 옮겼다. 공중인데 움직임이 편한 것이 이상했지만 내가 능력을 잘 다루게 된 거라고 생각하면서. 먼저 앞서나간 오른발이 훅, 하고 꺼지는 기분에 바로 몸을 뒤로 눕혔다. 하, 하늘인데 왜 훅 꺼지지? 잠깐 정신을 차리면 앞에 수많은 창살로 된 문이 보였다. 어? 왜? 이번에는, 도망쳤잖아.
그 중 창살의 문이 열리면 안으로 자신의 모습이 보였다. 절망에 찬 얼굴로 울면서 나는 죽이지 않았다고 반복해서 외치던 자신이, 조사를 거부하느라…. 아, 자, 잘못 왔어. 잘못 도망쳐왔어. 다시 몸을 돌려 도망쳤다. 드디어 찾던 숲이 보여서, 깊숙하게 들어가 주저앉았다. 여기라면 아무도 잡아가지 못 할 테니까. 밝은 조명도 보이지 않고 조용한 이 곳에서 귀를 막은 채로 벌벌 떨다 보면 툭, 하고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려보면 피가 묻은 채 굳어버린 가위나 총들이 주머니를 빠져나와 바닥을 뒹굴었다. 미친, 아니야, 아니야, 나는 그곳에서 도망쳤잖아? 근데 이게 아직도 내 주머니에 있으면 안 되는데. 살아남기 위해서 했던 짓들이었잖아. 싸우자는데 어떻게 해? 죽기 싫어! 미친놈처럼 광기에 걸려서 제정신이 아니게 되잖아! 내가 왜 구경거리가 되어야 하지? 정상이란 말이야, 나는 거기 있는 놈들처럼 스스로 들어가지도 않았고 무언가 잘못을 저지른 것도 아니고 사, 사고 였잖아! 그놈도 나를 죽이려고 했다니까? 이번 시즌에는 어땠지? 코인을, 코인을 벌어서… 벌기 위해서? 죽어달라고? 왜, 왜 그랬지? 하지만 코인은… 재밌잖아.
점차 그 안에 있을 때마다 머릿속에 무언가가 들어와 뇌를 갉아먹는다. 정상이 아니라 빨리 미쳐버리라고, 미쳐버리는 건 뭔데? 내가 제정신으로 못 있는 거야? 거기에 익숙해지는 것도 안 돼? 익숙해지면 미쳐버리는 거야? 정상이 아니게 되어버리나? 아, 아하하, 하, 하, 아니야, 아니야, 나, 나는, 미치지 않았어.
환각이 멎었다. 눈앞에 보이던 이상한 것들은 모두 사라지고 주위에는 인공적으로 조성 된 나무와 옆에 널브러진 자판기에서 뽑은 도구와 자신만이 남았다. 아무리 선을 긋고 나눠봤자지만. 그래, 무엇이 이상하겠어. 차라리 죽어서 더 빨리 제정신이 아니게 되는 게 행복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혼자 죽진 않겠지만. 아니, 억울하잖아? 왜 나만 죽어? 적어도 다른 놈도 죽고 싶어 할 마음이 들 정도로 만들고 나도 죽어야 하지 않아? 숲에서 벗어나면 밝은 조명이 눈을 아프게 만들었다. 아, 이 지옥에서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까.
살려줘.
약물의 효과도 참 지독하지, 부활해서 얻는 광기도 거지 같은데. 약물을 굳이 뽑게 해서 그걸 서로 나눠 먹게 한다니. 참 웃긴 구경거리라고 생각했다. 나 같아도 저 밖에 있었으면 즐거웠을 거야. 나도 미쳤으면 즐거웠을 테지. 남에게 먹이고 그게 미친 듯이 날뛰는 모습을 본다니. 다른 코미디 프로그램이 필요 없지. 이능력자가 발현되기 전의 문학들은 우리를, 특별 시민을 영웅처럼 묘사를 하던데 왜, 나는 여기서 비명을 지르고 있지?
유니콘은 쉼 없이 반복해서 자신을 지나쳤다. 그때마다 울면서 비명을 질렀으니까 꽤 좋은 구경거리겠지. 게다가 여기는 개인실도 아니니까 저 위에 있는 미친놈들은 나를 보고 비웃을 거야. 움직이자, 적어도 숲으로 가자. 그곳은 나무로 시선이 가려지니까. 몸을 일으켜 움직여 한 발자국을 디뎠다. 그러자 그럼 또, 바닥은 공중으로 변했다. 나, 능력을 쓰고 있었나? 밖에 있었나? 밖, 밖에 나왔나? 투기장에서 벗어난 거야? 미친 듯이 웃으면서 바닥을 짚고 엎드렸다. 구름만이 가득하던 바닥의 끝과 끝에 웅성거리는 사람들이 보였다. 아.
아니야, 아니, 아니야, 이미 지나간 일이 왜 반복되어 보이는 거지? 나는 또 나와서? 눈을 질끈 감고 다시 떠도 보이는 광경은 똑같았다. 이건 환각이야, 환각이니까, 약물의 효과니까! 죽이지 않았어, 저게 먼저 나를 죽이려고 했다고! 나를 헤치려고 했어! 그래서 나는 눈을 감았을 뿐이라고! 벌벌 떨면서 머리를 짚었다. 눈이 따갑고 아파지는 것이 그때와는 다르다는 것을 증명했으니까. 그렇지? 지금까지 꾼 것들은 그냥 지독한 악몽이었을 뿐이야. 내가 미친 새끼들의 구경거리가 되어서 누군가를 죽이고 방송을 한 게 꿈이잖아?
허겁지겁 땅을 박차고 일어나 도망쳤다. 투기장이 아니니까 숲으로 가면 안 되지, 우리 집으로 돌아갈까? 머리를 재빠르게 움직이다가 유니콘이 재차 자신을 공격하려고 한 탓에 무작정 미친 듯이 발걸음을 옮겼다. 공중인데 움직임이 편한 것이 이상했지만 내가 능력을 잘 다루게 된 거라고 생각하면서. 먼저 앞서나간 오른발이 훅, 하고 꺼지는 기분에 바로 몸을 뒤로 눕혔다. 하, 하늘인데 왜 훅 꺼지지? 잠깐 정신을 차리면 앞에 수많은 창살로 된 문이 보였다. 어? 왜? 이번에는, 도망쳤잖아.
그 중 창살의 문이 열리면 안으로 자신의 모습이 보였다. 절망에 찬 얼굴로 울면서 나는 죽이지 않았다고 반복해서 외치던 자신이, 조사를 거부하느라…. 아, 자, 잘못 왔어. 잘못 도망쳐왔어. 다시 몸을 돌려 도망쳤다. 드디어 찾던 숲이 보여서, 깊숙하게 들어가 주저앉았다. 여기라면 아무도 잡아가지 못 할 테니까. 밝은 조명도 보이지 않고 조용한 이 곳에서 귀를 막은 채로 벌벌 떨다 보면 툭, 하고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려보면 피가 묻은 채 굳어버린 가위나 총들이 주머니를 빠져나와 바닥을 뒹굴었다. 미친, 아니야, 아니야, 나는 그곳에서 도망쳤잖아? 근데 이게 아직도 내 주머니에 있으면 안 되는데. 살아남기 위해서 했던 짓들이었잖아. 싸우자는데 어떻게 해? 죽기 싫어! 미친놈처럼 광기에 걸려서 제정신이 아니게 되잖아! 내가 왜 구경거리가 되어야 하지? 정상이란 말이야, 나는 거기 있는 놈들처럼 스스로 들어가지도 않았고 무언가 잘못을 저지른 것도 아니고 사, 사고 였잖아! 그놈도 나를 죽이려고 했다니까? 이번 시즌에는 어땠지? 코인을, 코인을 벌어서… 벌기 위해서? 죽어달라고? 왜, 왜 그랬지? 하지만 코인은… 재밌잖아.
점차 그 안에 있을 때마다 머릿속에 무언가가 들어와 뇌를 갉아먹는다. 정상이 아니라 빨리 미쳐버리라고, 미쳐버리는 건 뭔데? 내가 제정신으로 못 있는 거야? 거기에 익숙해지는 것도 안 돼? 익숙해지면 미쳐버리는 거야? 정상이 아니게 되어버리나? 아, 아하하, 하, 하, 아니야, 아니야, 나, 나는, 미치지 않았어.
환각이 멎었다. 눈앞에 보이던 이상한 것들은 모두 사라지고 주위에는 인공적으로 조성 된 나무와 옆에 널브러진 자판기에서 뽑은 도구와 자신만이 남았다. 아무리 선을 긋고 나눠봤자지만. 그래, 무엇이 이상하겠어. 차라리 죽어서 더 빨리 제정신이 아니게 되는 게 행복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혼자 죽진 않겠지만. 아니, 억울하잖아? 왜 나만 죽어? 적어도 다른 놈도 죽고 싶어 할 마음이 들 정도로 만들고 나도 죽어야 하지 않아? 숲에서 벗어나면 밝은 조명이 눈을 아프게 만들었다. 아, 이 지옥에서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까.
살려줘.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